여느 때와 다름없는 퇴근길.
오늘도 집에 와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한 뒤 침대에 누웠다.
그리고 문득 오늘 하루를 되짚어보았다.
사장의 고름, 단골 지인의 고름, 가씨들의 고름.
돌아보니 온통 고름뿐인 하루였다.
고름에 지쳐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.
유흥을 시작할 때부터 나는 이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.
물론 가게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,
손님들이 돈을 쓸수록 점점 높아지는 역치와 보상심리,
가끔은 가진 돈을 모두 소진한 채 초라해지는 모습들,
애인이나 가정이 있음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
내 가치관과는 맞지 않았다.
사장과도 맞지 않았다.
일을 시작한 초반에는 손님이 없어 사장이 한동안 출근하지 않았고,
나는 혼자 일을 하며 나름의 습관이 생겼다.
하지만 7년 동안 웨이터를 해온 사장의 눈에는
그런 내 방식이 곱게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.
하루가 멀다 하고 부딪혔다.
이런저런 일도 참 많았다.
그럼에도 서로를 보듬으며 여기까지 버텨왔다.
하지만 이제는 놓으려고 한다.
문제는 앞으로다.
어떤 길을 가야 할지,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.
이 일을 하며 일 못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지만,
유흥이라고는 지금 가게밖에 겪어보지 못한 내가
막상 다른 일, 혹은 다른 가게를 생각하니
겁과 망설임이 먼저 앞선다.
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.
요즘 경기도 어렵다 하니 머리는 더 복잡해진다.
나는 과연 밥벌이를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.
죽지 않으려면 결국 노력하는 수밖에 없겠지.